고용노동부 감독 108곳 중 72곳서 위장 고용 확인…계약 명칭보다 실제 일하는 방식이 판단 기준

직원에게 사업소득세 3.3%를 원천징수하고 프리랜서 계약서를 받으면 근로계약이 아닌 것으로 정리될까. 답은 계약서 제목이나 세금 처리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누가 업무를 정하고,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하게 했으며, 그 대가를 어떤 방식으로 지급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고용노동부가 2026년 3월 발표한 기획감독 결과는 이 위험을 수치로 보여준다. 감독 대상 108개 사업장 가운데 72곳에서 근로자 1,070명을 사업소득자처럼 처리한 이른바 ‘가짜 3.3’ 위장 고용이 확인됐다. 감독 과정에서는 1,126명의 임금 약 6억8,500만원 미지급을 포함해 87개 사업장에서 256건의 법 위반도 적발됐다.

다만 모든 3.3% 계약이 위법이라는 뜻은 아니다. 독립적으로 일을 맡고 자신의 계산과 책임으로 사업을 하는 진짜 프리랜서도 있다. 핵심은 명칭이 아니라 실제 관계다.

1. 누가 시간·장소·업무 방법을 정하는가

대법원은 근로자 여부를 계약 형식보다 실질적인 종속관계에 따라 판단해 왔다. 사업주가 업무 내용을 정하고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하는지, 출퇴근 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는지, 그 지정에 따를 의무가 있는지가 중요한 요소다.

예를 들어 매장이 근무표를 짜고,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게 하며, 응대 문구와 업무 순서를 계속 지시한다면 ‘프리랜서’라는 계약 명칭만으로 판단이 끝나지 않는다. 채용 전에 실제 운영 방식을 한 줄씩 적어보면 형식과 현실이 다른 지점을 찾기 쉽다.

2. 다른 사람에게 일을 맡길 수 있고 손익을 스스로 부담하는가

업무를 받은 사람이 제3자를 고용해 대신 수행할 수 있는지, 자기 장비와 비용으로 독립적인 사업을 운영하는지, 일의 결과에 따른 이익과 손실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는지도 판단 요소다.

반대로 사업주가 제공한 매장과 장비를 사용하고, 다른 사람으로 대체할 수 없으며, 정해진 시급이나 월급을 받는 구조라면 독립 사업자보다 근로관계에 가까울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 어느 한 항목만으로 결론을 내리기보다 전체 모습을 함께 봐야 한다.

3. 보수가 노동의 대가이고 관계가 계속되는가

보수가 기본급이나 고정급 형태인지, 제공한 노동 자체의 대가인지, 업무 관계가 계속되고 특정 사업장에 전속되어 있는지도 함께 본다. 사업소득세 원천징수 여부나 사회보험 가입 여부는 참고 요소지만, 사용자가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임의로 정할 여지가 있어 그것만으로 근로자성을 부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판례의 기준이다.

따라서 ‘3.3%를 뗐으니 괜찮다’는 설명은 안전한 분류 기준이 아니다. 담당 업무, 지시 방식, 근무표, 보수 산정, 대체 가능성, 장비와 비용 부담을 실제 운영 기준으로 기록해야 한다.

4. 근로자라면 계약서·임금명세서·사회보험을 순서대로 확인한다

실질이 근로관계라면 근로기준법상 서류와 지급 절차를 점검해야 한다. 사용자는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 유급휴가 등 주요 근로조건을 명시하고, 임금 관련 사항과 근로시간·휴일·휴가 사항을 서면 또는 전자문서로 교부해야 한다. 임금을 지급할 때는 임금의 구성항목과 계산방법, 공제 내역 등이 적힌 임금명세서도 줘야 한다.

사회보험은 근로형태, 근로시간, 연령 등 구체적인 요건과 예외가 있으므로 ‘프리랜서 계약’이라는 이유로 일괄 제외하지 말고 각 기관의 가입 대상 기준을 확인해야 한다. 분류가 잘못됐다면 세무 처리뿐 아니라 임금, 퇴직급여, 사회보험까지 함께 문제가 될 수 있다.

첫 급여 전, 다섯 줄로 점검한다

  1. 업무 내용과 근무 시간·장소를 누가 정하는지 적는다.
  2. 업무 지시와 평가, 불이익 결정 권한이 누구에게 있는지 확인한다.
  3. 대체 수행, 장비·비용 부담, 손익 위험이 실제로 누구에게 있는지 본다.
  4. 근로자라면 근로계약서를 교부하고 임금명세서 발급 방식을 정한다.
  5. 고용·산재·건강·연금보험 가입 대상과 예외를 관계 기관에서 확인한다.

고용노동부 노동포털에는 30인 미만 사업장이 공인노무사 등 전문가에게 무료로 최대 3회 방문 지원을 받아 노무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개선할 수 있는 ‘근로조건 자율개선 지원’ 신청 안내가 마련돼 있다. 판단이 어렵다면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 1350이나 공인노무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편이 사후 분쟁보다 비용이 적다.

정부도 단속만이 아니라 예방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2026년 6월 소상공인 대상 AI 노동법 상담과 소상공인24 연계, 계약서·임금명세서 업로드 기반 법 위반 자동진단 기능 도입 계획을 밝혔다. 다만 계획 단계의 기능은 실제 제공 시점과 이용 경로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세금의 이름이 고용관계를 정하는 것이 아니다. 매일 누가 일을 정하고 책임지는지가 먼저다.

이 기사는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계약의 근로자성이나 법적 책임에 대한 자문이 아니다.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고용노동부 또는 노무·법률 전문가에게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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