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 부가가치세 고지서를 받고 “요즘 장사가 이런데 금액은 왜 그대로지” 싶었다면, 이유는 단순하다. 그 숫자는 지금 매출을 계산한 결과가 아니다. 올해 상반기에 낸 세금의 절반을 그대로 옮겨 적은 값이다.
법은 그 숫자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길도 함께 열어 뒀다. 다만 그 문은 납부기한과 같은 날 닫힌다. 올해는 10월 26일 월요일이다.
고지서 금액은 올해 상반기에 낸 세금의 절반이다
부가가치세는 6개월을 한 단위로 계산한다. 이 6개월을 과세기간이라고 부른다. 1기는 1월부터 6월까지, 2기는 7월부터 12월까지다. 각 과세기간의 절반이 지난 4월과 10월에 세무서는 세금을 미리 걷는다. 이때 오는 고지서가 예정고지서다.
예정고지 세액은 새로 계산하지 않는다. 직전 과세기간에 낸 세액의 50%다. 10월 고지서라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낸 세금의 절반이다. 하반기 매출이 얼마나 줄었든 그 숫자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대상은 개인 일반과세자, 그리고 직전 과세기간 공급가액 합계액이 1억5천만원에 못 미치는 법인사업자다. 공급가액은 부가세를 빼고 계산한 매출액을 말한다. 계산한 고지세액이 50만원에 못 미치면 고지서 자체가 오지 않는다. 이때 세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내년 1월 확정신고 때 한꺼번에 정산한다.
국가데이터처 서비스업동향조사를 보면 2026년 7월 소매판매액지수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0.8% 낮았다. 전체 소매업을 묶은 지표라 개별 가게 사정과 같지는 않다. 다만 상반기 기준으로 만들어진 고지서와 지금 형편 사이가 벌어질 수 있다는 배경은 된다.
7~9월 실적이 3분의 1에 미달하면 직접 신고할 수 있다
고지서를 그대로 내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있다. 휴업했거나 사업이 부진한 사업자다. 7월부터 9월까지의 공급가액 또는 납부세액을 직전 과세기간과 비교해 본다. 3분의 1에 미달하면 고지 대신 예정신고를 선택할 수 있다. 예정신고는 그 기간의 매출과 매입을 사업자가 직접 계산해 신고하는 절차다. 신고를 마치면 앞서 내려진 예정고지 결정은 없었던 것으로 본다.
여기서 못 박아 둘 것이 하나 있다. 이것은 자동으로 세금이 깎이는 장치가 아니다. 3분의 1 미달은 바꿀 수 있는 자격일 뿐이다. 실제로 낼 금액은 7월부터 9월까지의 실적을 다시 계산한 결과로 정해진다. 매입이 적은 구조라면 계산 결과가 고지액보다 클 수도 있다. 자격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면 그다음은 계산이다. 계산해 보고 고른다.
자격이 안 되면 기한을 미루는 길이 남는다
3분의 1에 미달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계산해 보니 고지액을 그대로 내는 편이 나을 때도 있다. 그때 남는 선택지가 납부기한 연장이다. 홈택스와 손택스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관할 세무서에 방문하거나 우편으로 낼 수도 있다.
국세청은 올해 두 차례 신청 없이 납부기한을 늘려 준 적이 있다. 1월에는 매출이 줄어든 소상공인의 부가가치세 납부기한을 직권으로 연장했다. 7월에는 고환율 피해 기업과 창업 초기 청년사업자 등의 1기 확정신고분이 대상이었다. 8월에 내놓은 하반기 국세행정 운영방안에도 위기 기업과 소상공인의 납부기한 연장이 들어 있다.
다만 10월 예정고지분에 대한 직권 연장은 이 기사를 쓴 2026년 9월 23일까지 발표되지 않았다. 앞선 두 번의 조치가 이번에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본인이 대상인지는 홈택스의 '나의 홈택스'에서 직접 확인해야 한다.
그냥 두면 미납세액의 3%가 먼저 붙는다
고지서를 받고 정해진 납부기한까지 내지 않으면 미납세액의 3%가 먼저 가산세로 붙는다. 이후로는 납부가 늦어진 기간만큼 추가로 계산된다. 고지서를 그냥 미뤄 두는 것과 기한 연장을 신청하는 것은 결과가 다르다.
10월 26일까지 할 일 세 가지
- 홈택스에서 이번 예정고지 세액이 얼마로 잡혔는지, 직권 연장 대상에 들어 있는지 확인한다.
- 7월부터 9월까지의 공급가액 또는 납부세액이 직전 과세기간의 3분의 1에 미달하는지 계산한다.
- 미달하면 10월 26일까지 예정신고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고지액을 납부하거나 납부기한 연장을 신청한다.
판단이 서지 않으면 국세상담센터 126번에 물으면 된다. 세 가지 모두 26일 월요일에 문이 닫힌다. 법정 기한인 25일이 일요일이라 하루 밀린 것이지, 기간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고지서는 지난 계절의 기록이고, 사장이 사는 곳은 이번 계절이다.
그 간격을 메우라고 법이 만들어 둔 칸이 예정신고와 기한 연장이다. 두 칸 모두 사업자가 스스로 채워야 열린다. 올해 2기 예정고지 대상이 몇 명인지, 10월분 직권 연장이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 국세청이 10월 초에 내놓을 발표를 봐야 한다. 그때까지 사장이 할 수 있는 일은 고지서가 오기 전에 자기 숫자를 한 번 계산해 두는 것이다.
자료 출처
-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부가가치세법」 제48조 [시행 2026-01-02, 법률 제21065호] — https://www.law.go.kr
-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90조 [시행 2026-02-27, 대통령령 제36133호] — https://www.law.go.kr
-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국세기본법」 제5조·제47조의4 [시행 2026-08-11, 법률 제21860호] — https://www.law.go.kr
- 국세청, 부가가치세 예정신고·예정고지 안내 및 「2026년 하반기 국세행정 운영방안」(2026-08-12) — https://www.nts.go.kr
- 국가데이터처, 서비스업동향조사 소매판매액지수 2026년 7월 — https://kosis.kr
- 한국세무사회 세무사신문, 「부가가치세 예정신고·고지 관련 안내」 — https://www.kacta.or.kr
- 신고·납부·기한 연장 접수는 국세청 홈택스 https://hometax.go.kr, 문의는 국세상담센터 126번이다.
기준 시점은 2026년 9월 23일이다. 다음 항목은 이 시점에 확인되지 않아 기사에 담지 않았다.
- 2026년 제2기 예정고지 대상 인원과 고지서 발송일
- 10월 예정고지분 직권 납부기한 연장 여부
- 납부지연가산세의 구체 요율
- 일반환급 지급 시기
국세청 보도자료 원문은 접속이 제한돼 법령 원문과 전문지 보도로 대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