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 배달의민족 가게배달 주문 접수 화면에서 입력칸 하나가 사라졌다. 사장이 직접 적는 숫자는 음식 준비시간 하나만 남았다. 배달에 걸리는 시간은 인공지능(AI)이 계산한다.

이번 변경은 배민이 직접 배달하는 주문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사장이 따로 계약한 배달대행사가 음식을 가져가는 가게배달 주문에만 적용된다. 전자신문 2026년 6월 11일 보도에 따르면 가게배달은 수도권 밖에서 비중이 특히 크다.

10월 1일부터 입력칸 하나가 사라졌다

종전에는 사장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예상했다. 음식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 그리고 배달에 걸리는 시간이다. 두 시간을 더한 값이 고객 화면에 약속시간으로 떴다.

10월 1일부터는 음식 준비시간만 넣는다. 설정 범위는 최소 5분에서 최대 90분이다. 배달 소요시간은 AI가 따로 계산해 더한다.

배달 소요시간은 58종 데이터로 계산된다

AI가 들여다보는 자료는 58종이다. 최근 2주 동안 그 가게에서 일어난 배달 기록이 들어간다. 지역 혼잡도, 그 지역의 배달 인프라, 라이더 확보 수준도 함께 본다. 사장이 혼자 가늠하기 어려웠던 조건들이다.

배민은 이 방식이 주문 접수를 간편하게 만든다고 설명한다. 예상하기 쉬운 조리시간만 넣으면 되기 때문이다.

시범 기간 약속시간 준수율은 30%에서 52%로 올랐다

종전 방식에서 고객에게 안내한 시간 안에 배달이 끝난 비율은 30%였다. 열 건 중 일곱 건은 약속한 시간을 넘겼다는 뜻이다. 사장이 교통과 날씨, 배달대행사의 배차(라이더 배정) 사정까지 미리 계산하기는 어려웠다.

배민이 지난 6월 17일부터 21일까지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비율은 52%로 올랐다. 다만 이 수치는 시범 적용 기간의 결과다. 10월 1일 전면 적용 이후의 실제 준수율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사장에게 남은 조정 수단은 조리시간 하나다

입력할 것이 줄었다고 사장의 몫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줄어든 것은 사장이 손댈 수 있는 변수다.

종전에는 배달시간을 넉넉하게 잡아 약속시간에 여유를 만들 수 있었다. 이제 그 칸이 없다. 남은 조정 수단은 조리시간 하나다. 짧게 넣으면 고객에게 안내되는 약속시간도 그만큼 짧아진다. 길게 넣으면 주문이 다른 가게로 갈 수 있다.

조리시간 설정은 이전부터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 공개된 소셜미디어 게시물에서는 조리시간을 짧게 걸어 두어도 배차가 늦게 잡혀 주문이 겹친다는 호소가 관찰된다. 플랫폼이 보내는 조리 신호와 매장 사정이 어긋난다는 호소도 함께 보인다. 모두 10월 1일 변경 이전에 올라온 글이며 이번 변경에 대한 반응은 아니다.

확인되지 않은 것도 있다. 약속시간을 지키지 못했을 때 매장 평가나 노출에 반영되는지는 공개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AI 예측이 빗나갔을 때 사장이 이의를 제기할 창구가 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배민 사장님광장 고객센터에서 확인해야 한다.

시간을 계산하는 주체가 플랫폼으로 옮겨 가고 있다

시간 계산을 플랫폼이 가져가는 흐름은 배민만의 일이 아니다. 쿠팡이츠는 2026년 7월 경기 용인을 시작으로 조리대기 기능을 순차 확대했다. 라이더의 이동과 배차 상황을 AI로 분석해 조리를 시작할 시점을 업주에게 알려 주는 기능이다. 배달시간을 계산하는 이번 기능과는 다른 기능이다.

조리대기를 두고는 반발도 나왔다. 공정한 플랫폼을 위한 사장협회는 2026년 7월 반대 의견을 냈다. 음식이 매장에 방치되는 원인은 매장의 조리 속도가 아니라 플랫폼의 라이더 운영과 배차 시스템에 있다는 주장이다. 단체의 주장이며 플랫폼이 확인한 내용은 아니다.

제도 쪽 움직임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6년 8월 13일 실태조사 착수를 밝혔다. 배달·오픈마켓·숙박 플랫폼과 입점업체 사이의 거래 현황과 불공정거래 사례를 파악하는 조사다.

오늘 가게에서 확인할 세 가지

  1. 주문 접수 화면을 열어 배달 소요시간 입력란이 사라졌는지 확인한다. 음식 준비시간만 남았다면 변경이 적용된 것이다. 가게배달을 쓰지 않는 매장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2. 조리시간 설정값을 저녁·주말과 한가한 시간으로 나눠 실제 걸린 시간을 사흘만 적어 본다. 지금 걸어 둔 값이 실측보다 짧은지 긴지가 그대로 약속시간에 들어간다.
  3. 비나 눈이 올 때 배달 가능 거리를 임시로 줄이는 기능과 조정을 권하는 알림이 내 계정에서 작동하는지 확인한다.

배달시간을 AI가 계산하게 됐어도 사장이 정할 숫자는 남아 있다. 그 숫자는 예상이 아니라 실제 조리시간에 가까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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